국채조달 비용으로 이해하는 국채 금리

국채조달 비용으로 이해하는 국채 금리
Photo by Markus Spiske / Unsplash

국채 금리는 단순히 "이자를 몇 퍼센트 주느냐"를 의미하는 숫자가 아니다.

국채를 발행하는 정부의 입장에서는 돈을 빌리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고, 국채를 사고파는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현재 가격으로 국채를 매수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수익률이다.

따라서 국채 금리를 "국채조달 비용"이라고 바꿔 생각하면 그 움직임을 훨씬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국채는 정부가 돈을 빌리는 방법이다

정부가 100만원이 필요하다고 하면 국채를 발행해서 투자자에게 돈을 빌릴 수 있다.

예를 들어 정부가 100만원짜리 국채를 발행하고 매년 3만원의 이자를 지급한다면 이 국채의 표면금리는 3%이다.

정부 입장에서는 매년 3만원을 지급하면서 100만원을 빌리는 것이다.

즉, 정부 입장에서는

국채 금리 3% = 돈을 빌리는 비용이 연 3% 수준

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국채는 발행된 후에도 사고팔 수 있다

여기서 국채 금리를 이해하기 어려워지는 부분이 나온다.

처음 100만원에 발행된 국채를 투자자가 다른 사람에게 팔 수 있다.

예를 들어 시장 금리가 올라서 새로 발행되는 국채가 5%의 수익률을 제공한다고 하자.

기존 국채는 여전히 연 3만원의 이자만 지급한다.

그러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3%짜리 기존 국채를 100만원에 살 이유가 없다.

따라서 기존 국채의 가격이 내려간다.

예를 들어 시장가격이 85만원까지 내려갈 수 있다.

그러면 85만원을 주고 이 국채를 산 사람은 매년 3만원의 이자를 받으므로 현재 투자금 대비 수익률이 높아진다.

즉,

국채 가격 하락 → 국채 수익률 상승

이라는 관계가 만들어진다.

국채 금리가 올라간다는 말의 의미

뉴스에서 "10년 국채 금리가 올랐다"라고 하면 이것을 다음과 같이 해석하면 이해하기 쉽다.

"10년 동안 정부가 돈을 빌리는 국채조달 비용이 높아졌다."

동시에 시장에서는

"기존 10년 국채의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

라는 현상이 나타난다.

그리고 새로운 투자자 입장에서는

"현재 낮아진 가격에 국채를 사면 더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

라는 의미가 된다.

따라서 세 가지 표현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국채조달 비용 상승
= 국채 시장수익률 상승
= 기존 국채 가격 하락

왜 국채 가격과 국채조달 비용은 반대로 움직이는가

국채가 매년 지급하는 이자는 발행 당시 정해진다.

100만원짜리 국채가 연 3만원의 이자를 지급하도록 발행되었다면 시장 상황이 변해도 기존 국채의 이자 3만원 자체는 바뀌지 않는다.

변할 수 있는 것은 국채의 시장가격이다.

시장금리가 올라가면 기존 국채의 고정된 이자가 상대적으로 매력적이지 않게 된다.

그래서 기존 국채 가격이 떨어진다.

가격이 떨어지면 새로운 투자자가 적은 돈으로 같은 이자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투자수익률은 올라간다.

결국

국채 가격 ↓ → 국채 수익률 ↑

가 된다.

정부에게는 왜 비용인가

정부는 국채를 계속 새로 발행해야 한다.

기존에 발행한 국채의 이자율은 이미 정해져 있으므로 국채조달 비용이 올라가도 기존 국채의 이자 지급액은 갑자기 증가하지 않는다.

하지만 만기가 돌아온 국채를 상환하고 다시 국채를 발행하거나 새로운 국채를 발행할 때는 높아진 시장금리를 적용받게 된다.

따라서 시간이 지나면서 정부의 이자 부담이 커진다.

예를 들어 정부가 100조원의 국채를 새로 발행해야 하는데 조달 비용이 3%라면 연간 이자 부담은 약 3조원이다.

조달 비용이 5%가 되면 같은 100조원을 빌리는 데 연간 약 5조원의 이자가 필요하다.

즉,

국채조달 비용 상승 → 정부의 이자 부담 증가 → 재정 부담 증가

가 된다.

그래서 국채 금리 상승은 일반적으로 좋은 뉴스가 아니다

"금리가 올라갔다"라는 표현만 보면 돈을 맡기는 사람에게 좋은 것처럼 들릴 수 있다.

하지만 국채에서는 정부가 돈을 빌리는 비용이라는 관점으로 보면 직관적이다.

국채조달 비용 상승 = 정부가 돈을 빌리기가 비싸짐

따라서 일반적으로 국채조달 비용이 상승하면 정부의 이자 부담이 커지고, 기업과 가계의 자금조달 비용에도 상승 압력이 생긴다.

특히 장기 국채조달 비용이 크게 상승하면 경제 전체의 장기적인 자금 비용이 높아지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다만 "국채조달 비용"과 "국채 가격"은 같은 말은 아니다

여기서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

"국채조달 비용"은 정부의 관점에서 바라본 표현이다.

"국채 가격"은 투자자의 관점에서 바라본 표현이다.

둘은 서로 연결되어 있지만 정확히 같은 것은 아니다.

따라서 다음과 같이 이해하는 것이 가장 좋다.

국채조달 비용 → 정부가 돈을 빌리는 비용

국채 수익률 → 현재 가격에 국채를 샀을 때 얻는 수익률

국채 가격 → 시장에서 실제로 거래되는 국채의 가격

그리고 이 세 가지는 대체로 다음 관계를 가진다.

국채조달 비용 ↑
→ 국채 시장수익률 ↑
→ 기존 국채 가격 ↓

반대로

국채조달 비용 ↓
→ 국채 시장수익률 ↓
→ 기존 국채 가격 ↑

국채 금리를 볼 때의 가장 쉬운 해석

앞으로 "미국 10년 국채 금리"라는 말을 볼 때 단순히 금리라는 숫자로 받아들이기보다 다음과 같이 번역하면 된다.

미국 10년 국채 금리 상승
→ 미국 정부의 10년물 국채조달 비용 상승
→ 시장에서 기존 10년 국채 가격 하락
→ 현재 가격으로 국채를 사는 투자자의 수익률 상승

반대로

미국 10년 국채 금리 하락
→ 미국 정부의 10년물 국채조달 비용 하락
→ 기존 10년 국채 가격 상승
→ 현재 가격으로 국채를 사는 투자자의 수익률 하락

따라서 "국채 금리"라는 말을 들었을 때 머릿속에서는

국채 금리 = 국채조달 비용의 시장가격

정도로 번역해 놓으면 상당히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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