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행동을 하면서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심리

위험한 행동을 하면서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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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 과속, 과음, 흡연 등이 위험하다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이 알고 있다. 그런데도 이런 행동을 반복하는 사람이 있다.

이것을 단순히 “위험성을 몰라서”라고 설명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많은 경우에는 “위험한 것은 알고 있지만, 그 위험이 나에게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고 생각하는 것”에 가깝다.

심리학적으로는 여러 가지 인지 편향이 동시에 작용한다.

낙관적 편향

가장 핵심적인 개념 중 하나가 낙관적 편향(optimism bias)이다. 사람은 일반적으로 자신에게 나쁜 일이 발생할 가능성을 다른 사람보다 낮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흡연자에게 “흡연하면 폐암 위험이 증가한다.”라고 하면 대부분 인정한다. 하지만 “그렇다면 당신이 폐암에 걸릴 가능성은?”이라고 물으면 자신의 위험을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하는 경우가 많다. 즉, “흡연은 위험하다.”와 “내가 흡연 때문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은 높지 않다.”를 동시에 믿을 수 있다.

흡연이나 음주를 하는 사람에게서 암, 심혈관질환 등의 위험을 자신에게는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하는 현상이 실제 연구에서도 관찰됐다.

통제감의 착각

음주운전이나 과속에서는 통제감의 착각(illusion of control)이 특히 중요하다. 예를 들어 과속하는 사람이 “나는 운전을 잘한다. 이 정도 속도는 충분히 통제할 수 있다.”라고 생각하는 경우다.

여기에는 중요한 오류가 있다.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과 사고의 발생 가능성을 통제할 수 있는 것은 다르다. 운전자는 자신의 핸들 조작이나 브레이크 조작은 어느 정도 통제할 수 있다. 하지만 갑자기 뛰어드는 보행자, 앞차의 급제동, 반대편 차량의 실수, 노면 상태, 타이어 문제 등은 통제할 수 없다. 그런데 자신의 운전 능력이 좋다는 사실이 전체 사고 위험까지 낮춰준다고 느끼게 된다.

실제로 교통사고와 운전 행동에 관한 연구에서도 사람들이 자신의 운전 능력과 사고 가능성을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평가하는 현상이 관찰됐다.

과신

과신(overconfidence)도 관련된다. 평균적인 사람보다 자신의 능력이 뛰어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특히 운전에서는 이런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나는 다른 사람보다 운전을 잘한다.” / “나는 술을 마셔도 운전에는 큰 지장이 없다.” / “나는 반응속도가 빠르다.” / “나는 사고가 날 상황을 미리 예측할 수 있다.”

문제는 실제 능력과 자신이 생각하는 능력 사이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더 중요한 것은 사고 위험이 단순히 개인의 운전 능력으로 결정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현재편향

흡연이나 과음에서는 현재편향(present bias)도 상당히 중요하다. 흡연으로 인한 폐암 위험이나 과음으로 인한 간질환·심혈관질환의 위험은 대부분 미래의 일이다. 반면 담배를 피우거나 술을 마시는 것에서 얻는 만족은 지금 발생한다.

결국 사람의 뇌에서는 지금 얻는 확실한 즐거움과 미래에 발생할 수도 있는 불확실한 위험을 비교하게 된다. 미래의 손실은 현재보다 심리적으로 낮은 가치로 평가되기 때문에 행동을 바꾸기가 어려워진다. 그래서 “술이 건강에 안 좋은 것은 알지만 오늘 한 잔 정도는 괜찮다.”라는 판단이 쉽게 나온다.

건강 인식 편향

여기에 자신의 건강 상태를 실제보다 좋게 평가하는 현상도 있다. 예를 들어 “나는 혈압도 정상이고 운동도 조금 하니까 괜찮다.”, “아직 건강검진에서 별 문제가 없었다.”, “몇 년째 담배를 피우는데 아무 문제도 없었다.”와 같은 생각이다.

흥미롭게도 자신의 건강을 실제보다 좋게 평가하는 사람일수록 운동이나 수면은 덜 하고, 건강하지 않은 식사나 음주 등의 행동은 더 많이 하는 경향이 관찰된 연구도 있다. 즉, “나는 건강하다” → 위험행동을 더 허용함 → 실제 건강 위험 증가라는 악순환이 만들어질 수도 있다.

인지부조화

여기서 한 단계 더 들어가면 인지부조화(cognitive dissonance)가 등장한다. 사람의 머릿속에 다음 두 가지 생각이 동시에 존재한다고 해보자.

“담배는 건강에 나쁘다.” / “나는 담배를 피운다.”

두 생각은 서로 충돌한다. 이때 가장 확실한 해결 방법은 담배를 끊는 것이다. 하지만 행동을 바꾸는 것은 어렵다. 그래서 사람은 자신의 생각을 바꾸는 대신 행동을 정당화하기도 한다.

“담배 피우는 사람 중에도 오래 사는 사람이 많다.” / “나는 운동도 하니까 괜찮다.” / “우리 할아버지도 평생 담배를 피웠는데 90살까지 사셨다.” / “요즘 스트레스가 많아서 담배라도 피워야 한다.”

이렇게 하면 담배를 피우고 있다는 사실과 ‘나는 건강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자기 이미지 사이의 충돌을 줄일 수 있다.

결국 자만심인가?

질문에서 말한 “나는 잘하니까 괜찮아”, “나는 건강하니까 괜찮아”라는 생각에는 분명 어느 정도의 자만이나 과신이 들어갈 수 있다. 하지만 심리학적으로는 단순히 자만심이라고 표현하는 것보다 다음과 같이 설명하는 것이 더 정확하다.

행동이나 생각 관련 심리 현상
“나는 남들보다 운전을 잘한다.” 과신
“나는 사고가 날 가능성이 낮다.” 낙관적 편향
“내가 조심하면 사고를 막을 수 있다.” 통제감의 착각
“나는 건강하니까 이 정도는 괜찮다.” 건강 인식 편향
“지금 술 한 잔이 더 중요하다.” 현재편향
“담배가 나쁜 건 알지만 나는 괜찮다.” 인지부조화와 자기합리화

따라서 위험행동을 하는 사람의 심리를 하나의 개념으로 설명하기보다는 낙관적 편향 + 과신 + 통제감의 착각 + 현재편향 + 인지부조화가 서로 결합한 것으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가장 중요한 부분

이 현상의 핵심은 위험을 모르는 것이 아니라 위험을 자신에게 적용하는 과정에서 왜곡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사고가 가능하다.

“음주운전은 위험하다.” → 객관적인 위험을 인정한다.
“음주운전으로 사고가 나는 사람이 있다.” → 다른 사람에게 발생하는 위험도 인정한다.
“하지만 나는 운전을 잘한다.” → 자신의 위험을 낮게 평가한다.
“지금까지 술 마시고 운전했지만 사고가 없었다.” → 과거의 무사고 경험을 미래의 안전성으로 일반화한다.
“오늘도 괜찮을 것이다.” → 낙관적 편향과 통제감의 착각이 결합한다.

이것이 반복되면 위험한 행동을 계속하면서도 자신은 합리적으로 행동하고 있다고 느낄 수 있다.

결국 가장 정확한 표현은 “위험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객관적인 위험과 자신에게 적용되는 위험을 다르게 평가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것이 위험행동을 교정하기 어려운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단순히 “그 행동은 위험하다”고 알려주는 것만으로는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을 다시 알려주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행동을 바꾸려면 “위험하다는 사실”보다 “그 위험이 자신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는 인식”을 변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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